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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2025년 7월,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어떻게 합천군은 인명피해 ‘0명’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그 답은 스마트마을방송을 중심으로 한 합천군의 스마트 재난 대응 시스템에 있다. 위기 순간 군민의 생명을 지켜낸 이 대응은 합천군이 전국을 앞서 추진해온 스마트 재난 대응 체계의 힘을 분명하게 보여준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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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앞서간 스마트 재난 대응
합천군의 스마트 행정은 이미 2001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도입한 원격무선마을방송은 이장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직접 마을방송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을회관을 찾지 않아도 어디서든 방송이 가능했다. 스피커를 통해 마을 곳곳으로 전달되는 이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고, 합천군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스마트 행정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마을방송 시스템은 2023년 또 한 번 진화했다. 기존 스피커 중심 전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스마트마을방송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 방송 이후 동일한 내용을 주민 개개인의 휴대전화로 다시 전달하는 체계로, 실내에 있거나 외출 중인 주민, 청각이 약한 어르신까지도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단순한 방송을 넘어 ‘한 사람도 놓치지 않는 전달 체계’로 전환된 것이다.
영상으로 연결된 528개 경로당, 초고령 사회의 해법
고령화율 전국 4위. 합천군이 마주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군은 이러한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스마트도시 전환을 준비해왔다. 2022년부터 관내 528개 전 경로당에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시작해 2023년 전면 구축을 완료했고,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경로당 구축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4년 50개 경로당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사업비 50억 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2024년부터 2026년 1월까지 528개 전 경로당을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로써 각 경로당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군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생활 거점이 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경로당 간 소통은 물론, 재난 발생 시 합천군 재난종합상황실과 전 경로당을 영상으로 연결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어르신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군은 현장의 모습을 영상으로 파악해 보다 정밀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어르신 건강 돌봄 서비스, CCTV, 비상벨 설치를 통해 위급 상황 발생 시 경찰과 즉시 연결되는 안전망까지 구축되며, 경로당은 말 그대로 ‘생활 속 상황실’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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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마트도시 청사진
합천군의 스마트도시는 고령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군은 2026년 상반기 스마트폴, 스마트 주차공유, 스마트 생활·관광 키오스크 구축을 통해 합천읍을 중심으로 주요 관광지와의 공간적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상권 활성화와 군민 안전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체감하는 스마트도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2025년 3월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을 계기로, 계류형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산불·화재 감시 시스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산림면적이 전체의 70%를 넘는 합천군의 특성을 반영해 넓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초기 대응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26년에는 13세 미만 아동을 위한 스마트 아동돌봄 서비스도 구축된다. ICT 기술을 활용한 AI 기반 학습·놀이 서비스를 통해 교육시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한계를 보완하고, 아동돌봄과 교육격차 해소를 동시에 꾀한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라, 아이 키우기 좋은 정주환경을 만드는 미래 투자이기도 하다.
전 경로당 공공와이파이가 인프라의 토대를 만들었다면, 스마트마을방송은 ‘소리’로, 스마트경로당은 ‘영상’으로 군민을 연결한다. 여기에 아동돌봄과 관광·생활 스마트 솔루션까지 더해지며, 합천군은 전 연령, 전 분야를 아우르는 입체적 스마트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정철수 행정복지국장은 “합천군이 그리고 있는 스마트도시는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난 앞에서는 더 빠르게 대응하고 일상 속에서는 더 촘촘하게 군민을 살피며 미래를 향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선택”이라며 “기술이 중심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스마트도시를 통해 군민의 삶을 지키고 높이는 진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